편지를 보내는 일이 즐거워서 수취인 분명의 편지는 계속 보내게 될 것 같아요. 책상 앞에 머무르는 동안, 편지를 쓰는 동안. 온통 머무름으로 가득한 제 삶의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대단한 이야기를 보내는 건 아니지만, 감상자 님이 하루의 끝에서 잠시 쉬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오늘은 휴가 마지막 날😥
감상자 님은 휴가나 여름방학을 보내고 계시나요? 저는 오늘이 휴가 마지막 날입니다. 직장생활 하면서 처음으로 여름휴가를 일주일 정도 누리게 됐는데요. 시간이 참 빨리 흐르는군요. 벌써 마지막 날이라니...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훅 지나가버렸어요. 일주일 간의 휴가 동안 제가 한 일은 집에서 머무르는 일이었어요.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을 읽거나 넷플릭스 영화를 보면서 지냈답니다. 그야말로 푹 쉬었죠!
그래도 오늘은 마지막 날이었고 그냥 보내기에는 아쉬워서 어떤 창작물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누가 버린 나무토막을 주워둔 게 있었는데 시간 나면 뭔가를 만들어보려고 했거든요.
저는 평소에 도구를 가리지 않고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어떤 창작물이 탄생할지 부푼 호기심을 안고서 서툴지만 어떻게든 시도해보는 편입니다. 오늘은 이 나무토막과 집에 있는 조각칼을 활용해서 목판화를 시도해봤어요.
어떤 그림을 찍을 지 고민하다가 하나의 상이 즉흥적으로 떠올랐는데요. 종이비행기를 던지는 모습을 찍어보기로 했어요. 일단 던지고 보자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이런 상이 떠올랐나봐요...😂
제대로 준비된 건 없었어요. 목판화를 해본 적도 없었고 심지어 잉크도 없어서 검은색 물감을 발라서 했고... 그리고 생각보다 잘 안 찍혀서 몇 번이나 시도했는지 셀 수가 없어요. 그래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꿋꿋이 찍다 보니 마침내 방법을 찾았어요.
실패할까 봐 일부러 도안을 단순하게 그렸는데 그마저도 얇은 선을 표현하는 어느 부분이 날아가 버려서 100퍼센트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해놓고 보니까 어쩐지 뿌듯한 기분이 들어요.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저는 종종 이런 효능감을 얻기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 보아요.
이런 일들을 집에서 머무를 때 시도하는 큰 이유는 직장에서 하는 일로는 효능감을 크게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회사에서는 그저 시키는 일만 묵묵히 수행하는 편이에요. 주체적으로 뭔가를 시도해보고 싶지만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 주체적 시도란 대부분 불필요한 일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