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것을 위하여 살아가는 (3)
수취인 분명의 편지 💌023
감상자 님께.
다음 주에는 올해의 마지막 편지를 발송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수취인 분명의 편지를 좋아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기획하기 위해서 잠시 쉬었다 오겠습니다.
지금은 뭔가 마무리 짓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요. 저에게 끝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퇴사를 해도 새로운 직장을 찾게 되는 것처럼요.
앞으로 영원히 창작자의 길을 관둘 것이 아닌 이상, 지금 이렇게 마무리 짓는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도 사실은 새로운 시작에 관한 고민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정鎭靜
1. 몹시 소란스럽고 어지러운 일을 가라앉힘. 2. 격앙된 감정이나 아픔 따위를 가라앉힘.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직장 생활과 병행하는 창작 활동은 분명 힘들 때가 있지만, 제게는 보람과 유익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직장에만 갇혀 있었다면 몰랐을 감상자 님도 편지를 쓰면서 알게 되었죠. 또 그림을 그리면서 스트레스를 가라앉히고, 회사에서는 얻기 힘들었던 성취감도 맛보았어요. 그림을 그리고 편지를 쓰는 일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처 입었던 마음을 회복하는데 큰 힘이 되었었죠.
아마 이런 좋은 경험들을 누리지 못했다면 그림 그리는 일을 도중에 관두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기획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여전히 창작이 즐겁기 때문인 것 같아요.
마지막 편지를 보내고 나면 당분간은 편지를 쓸 일이 없겠지만 언젠가는 감상자 님과 편지를 주고받을 날이 다시 오면 좋겠어요. 그때까지 서로에게 유익한 이야기를 잘 준비해보도록 할게요.
오랜 시간 동안 제 수취인으로 머물러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마지막 한 편의 편지가 남았습니다.
마지막 편지에는 올해의 마지막 그림을 담아 보내겠습니다.
그럼 다음 주 수요일 저녁 아홉 시
메일함이 울리는 순간을 기다려주세요.
2022. 10. 26. |